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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

2019년, 포켓몬스터 로켓단을 싫어하던 어린이. 자라서 일상 기록을 시작하다ㅋㅋ

by 소낙비계절 2019. 12. 15.

오랜만에 방 정리를 하다가 옛날에 쓴 일기장을 발견했다.

일기를 처음 쓰기 시작했던 건 초등학교 1학년 무렵으로 기억한다.

자발적으로 썼다기 보다는 매일 알림장에 적혀 나오는 숙제에

가까웠고 매번 엄마나 선생님에게 검사를 받은 걸로 기억한다.

당시엔 매일 일기가 쓰기 싫어서 도망 다니고 동시로 얼버무리듯

페이지를 채웠던 걸로 기억한다. 한번은 내내 일기를 써 가지 않아서

선생님이 특명으로 동시 빼고 써오라는 숙제를 내주시기도 했다.

 

당시에 뭘 했는진 제대로 기억이 안 나는데 선생님이 그렇게 숙제를

내주신 건 참 기억이 잘 난다. 일기장이 내가 좋아했던 만화캐릭터가

그려진 공책 이었단 것도 기억이 나는데 안타깝게도 이 일기장은

찾을 수가 없었다. 대신 그보다 한 학년 아래 때의 일기를 보니 참 재미있다.

 

모두가 그러하듯 당시엔 내가 꽤 어른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일기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지금도 방영하고 있는 포켓몬스터를 두고 로켓단에

대해 치를 떨고 있는 내용을 보고 있자면 웃길 정도다.

아주 꾹꾹 눌러 쓴 글씨로 귀에 딱지가 앉을 거 같으니

내일은 제발제발 안 나오면 좋겠다는 둥 써놓은 걸 보면

안 웃을 수가 없다. 심지어 로켓단 캐릭터 마저 정성스럽게 그려놓았더라.

 

아마 선생님은 이런 추억을 위해 우리에게 일기를 쓰라고 하신 게 아닐까.

아직 당시의 내 담임선생님의 나이가 되진 않았지만 조금은 알 것도 같다.

20살. 신입생 환영회 날 다이어리에 써놓은 글귀도 재미있다.

글에는 안 취했다고 써 두었는데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텐션이 쭉 올라간 걸 보면 영락 없는 만취자다 ㅋㅋㅋ

그럼에도 글씨가 알아볼 정도로는 썻다는 게 참 재미있는 일이지만.

 

아무튼 지금껏 내가 써내린 내 이야기는 많지 않다.

오히려 얘기 하기 싫다는 마음으로 늘 상 피한게 대다수 일 거다.

 

하지만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인터넷의 힘을 빌어 조금씩 이나마 미래의 내가

돌아 볼 만한 공간을 만들어 보려 한다.

 

서버문제나 도메인 서비스 종료로 언젠가는 C월드처럼

사라질지도 모르지만, 이 공간이 부디 오래 지속되길 원하며 티스토리 첫 번째 포스트를 마친다.